김창희의 사진이야기

제목: 공모전 사진 따라잡기
이름: 제이슨


등록일: 2009-07-13 00:34
조회수: 6457




   제목: <이수연의 공모전 사진 따라잡기  총론> <퍼옴>



우리 나라 사진 계는 2분법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사진작가협회(사협)를 중심으로 하는 거대한 사진가 그룹과 대학을 중심으로 하는 전문 사진인 그룹이 바로 그것입니다.  
사진을 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사진가 또는 사진작가라 부를 수 있겠지만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특정 사진인 집단에 소속된 사진인 들을 일러 사진작가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사진작가가 되려면 보통 사진 대학을 거쳐 작품활동을 하거나, 전공을 하지는 않았어도 개인적 노력에 의해 전시회 또는 작품집 발간을 하는 경우, 그리고 공모전을 통해 사협에 입회하여 회원이 되는 길 등을 들 수 있지만 대학은 공모전 사진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을 뿐 아니라 굳이 공모전 사진을 기웃거려야 할 필요도 없는 데 독학으로 사진 세계에 발을 들이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공모전 사진이 가장 손쉽고 빠른 수단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 나라에서 공모전 사진은 사협이 중심이 되어 전국적으로 행하고 있는 데 말하는 이에 따라 다르지만 필자가 직접 조사해본 바로는 2001년 말 현재 한국사진작가협회 회보에 2년간 게재된 숫자가 국내 공모전만 연간 평균150여 회에 달하고 촬영대회를 포함시키면 약 180여 회 안팎으로 확인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공모전을 통해 입회한 회원들로 구성된 사협이 입회에 필요한 강제 규정으로 전국사진 강좌를 의무 수강토록 하고 있으면서도 그들조차 공모전 사진에 대한 이론적 배경 제공에 대해서는 언급하기를 꺼려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현실로 보면 공모전 사진에 대한 이해를 돕는 것이 절실한 실정인데도 사협이 주최하는 사진강좌도 공모전 사진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는 말입니다.  
더욱이 2002년 1월1일부터는 사협 입회점수를 종전 30점에서 50점으로 대폭 상향 조정하여, 입회하려면 공모전에서 더 많은 점수를 획득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 글은 필자의 사진 활동과 사진 지도(指導), 그리고 많지는 않지만 전국 공모전 심사를 통해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공모전 사진에 도전하고자 하는 초심자를 위한 지침서로 써본 글입니다. 또 이 글의 목적은 단순히 공모전에서 상을 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공모전을 가급적 빨리 졸업하고 하루 속히 자기 사진 세계로 나아가 사진작가로 홀로서기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바램을 담기도 한 것입니다. 느꼈을 지 모르지만 공모전 사진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 장의 사진에 사진적인 모든 것을 담아야 하는 특성상 이에 능숙해지면 질수록 사진적 표현 능력도 원숙해지고 좋아지지만 공모전 사진의 또 다른 특성, 즉 심사위원이 좋아할 만한 사진에 빠져들다 보면 작가의 내면을 담아내야 하는 능력을 상실하기 쉬운 것도 바로 공모전 사진이 가지고 있는 함정입니다.  

공모전 사진은 홀로 설 수 있는 사진 인으로 성장하기 위한 통과 의례쯤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큰상을 탔다거나 낙선을 많이 했다거나 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사진 수업 과정에서 있었던 작은 기억으로 남을 뿐입니다.  보다 바람직한 것은 공모전 사진을 외면하고 개인전이나 작품집 발간 등을 통해 사진 계에 데뷔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만 그렇게 하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과 정신이 필요하고, 현실 세계에서는 타인과의 어울림, 즉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한 인간 관계가 필요하기 때문에 그러다 보면 그들과 계속 어울리기 위해서, 그도 아니면 혼자 하기에는 너무 버거워서 등등의 이유가 있겠지만 공모전 출품이라는, 거의 정해진 수순으로 전개된다고 봅니다. 다시 한 번 말하거니와 공모전 사진에 뜻을 두었다면 빨리 졸업할수록 자기 사진에 도움이 됩니다.

우리 나라의 유명한 사진가 치고 공모전을 거치지 않은 이가 없을 것이지만 그들이 유명해진 것은 큰상을 탔기 때문이 아니라 그 이후에 자기 만의 사진 세계를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독자들이 사진의 기초이론이나 기법에 관한 것을 이미 거쳤거나 다른 과정을 통해서 수업하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쓴 글입니다. 그렇기에 사진 기법에 관한 것은 완전히 배제 하였습니다. 이점을 참고하시기 바라며 이 분야에 대한 기존의 출판 서적이 전무하여 완전, 창작하듯 쓰다 보니 다른 이들의 의견과 상충되는 부분도 많을 것으로 봅니다.
  

제1장 우리나라 공모전 사진의 특성
  
출품하기 전에 알아두면 좋을 몇 가지 특성을 말한다.

1 공모전용 사진이 따로 있는가를 알자.

모든 예술에 있어서 장르를 구분한다는 것이 낡은 이야기가 되어 버린 지 오래인 지금 사진의 장르를 구분한다는 것이 자칫 어리석은 이야기가 될지 모르겠다. 하물며 그 중에서도 공모전 사진과 비 공모전 사진을 구분한다는 것은 칼로 물 베기처럼 어려운 일이겠지만 사진작가의 길을 걷고자 하는 초심자를 위해서 그 구분을 해볼까 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온대와 열대를 횟가루로 금 그어 구분할 수 없듯 공모전 사진과 비 공모전 사진 사이에는 어떤 담장도 서 있지 않다는 것을 분명하게 밝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나라 공모전 사진은 그 형태나 내용에서 몇 가지 두드러진 특성을 보이고 있어서 비교적 수월하게 공모전 사진임을 말할 수 있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런 특성을 나타내는 데에는 몇 가지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출품하고자 하는 내 사진이 공모전 사진에 알맞은가 하는 것을 먼저 파악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못하다면 아무리 열심히 내본다 한들 결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없다.  

2 심사 방법과 특성을 알아두자

공모전이라면 어떤 장르이든 상대적 우열을 가리는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절대적인 가치관이나 기준을 가지고 몇 점 이상, 또는 소정의 점수 이상을 획득하면 모두 입상시키는 것이 아니라 아무리 수준이 높아도 그보다 더 좋은 작품이 있으면 상대적으로 밀리게 되는 것이 대부분의 공모전 특성이다.
그렇듯이 상대적 우열을 가리는 작업이 바로 '심사'이다. 모든 공모전에서 그러하듯 사진 공모전에서의 심사도 일정 수준 이상의 자질과 자격을 갖춘 사람들 중에서 선발하여 위촉하는 데 무릇 예술이라는 것이 일정한 잣대를 가지고 측량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개개의 심사 위원마다 독특하고 취향 적이며 선호성을 가진 작품을 고르게 마련이어서 심사의 결과가 항상 일정하게 나타나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또 한 심사의 특징이기도 하다.  
이런 특징을 알아두면 매우 유리할 수 있다.

3. 심사를 전제로 하는 요소는 무엇인가

사진처럼 공모전을 시행하는 문학이나 미술 같은 분야의 경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출품된 작품이 심사위원의 구성에 따라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식의 결과가 나타나지는 않는다. 작품의 질적 수준에 대해서 심사위원마다 약간씩 평가가 엇갈려 입선과 입상의 순위 바꿈이 있을지언정 한 공모전의 낙선 작이 다른 공모전의 최고상이 된다든지 하는 극단적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러나 사진에 있어서는 그런 극단적인 결과가 종종 발생하는 특별함을 보이고 있다. 그것은 사진이 지니고 있는 우연성의 특성과 심사위원의 구성에 따른 특성 및 사진이 체득(體得)의 예술이라기 보다는 인지(認知)의 예술이라는 특성에서 기인한다.
예를 들어 문학의 경우 어휘 구사 능력, 문장력, 작품 전체의 짜임새, 소재의 처리, 주제 표현 능력 등등은 단기간에 형성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연습과 노력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고 사진처럼 평면에 표현해야 하는 회화에 있어서도 붓 놀림에서부터 배색, 구도, 색감처리 등등 작가가 의도한 대로의 표현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테크닉을 몸에 익히는 연습을 통해서만 그것이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이런 분야에서는 작품의 성숙도가 대부분 직접 표현되고 또 그런 정도를 쉽게 간파할 수 있게 된다.

사진의 경우에도 최소한도의 체득을 필요로 하는 부분이 있다. 의도한 대로 찍어내기 위한 카메라 테크닉이다. 그러나 이 카메라 테크닉은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원로작가나 비교적 경력이 짧은 사진가 사이에 커다란 차이를 보이지 않게 되고 그 이상의 단계에 이르면 거의 비슷한 수준에 이르게 된다. 대신 눈에 보이는 사물이나 현상을 놓고 그것이 작품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가의 여부 즉, 작품으로 찍어낼 수 있는 인식, 인지 능력의 여부에 따라 작품의 성패가 결정된다. 또한 촬영 후에도 전문 현상소가 있어서 작가의 의도를 충분히 살려줄 수 있기 때문에 문학이나 회화처럼 표현을 위한 최종적 단계까지 작가가 맡지 않아도 되는 것이 사진의 특성이다. 그런 만큼 초심자가 우연히 누른 셔터 한 번에 걸작이 찍힐 수 있다거나 우연의 상황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현실 세계에서 작품을 건져 올릴 수 있는 지적 능력을 중시하게 된다. 심사 역시 그런 작가의 인지와 맥을 같이하는 심사위원의 유무에 따라 심사 결과가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고 할 수 있다.

심사위원의 인지능력에 대해서는 섣불리 이야기하기 어렵지만 연령층에 따라 심사위원 자신이 주로 작품 활동을 하던 시기의 사진조류, 자신이 주 전문으로 하는 사진세계, 연령차이에 따른 인식의 차이 정도 특별하게 선호하는 사진경향 등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예로 환경사진 공모전에 어울림직한 사진으로는 일반 공모전에서 수상하기가 어렵지만 환경사진 공모전에서는 큰상을 수상할 수 있는 경우 등 특별한 상황을 제외하고도 심사결과에 현격한 차이를 보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차이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보편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경향일 뿐이라는 것도 밝힌다.  

4. 심사 방법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타나는가!

심사위원이 어떻게 구성되느냐에 따라 심사결과가 현저한 차이를 보일 수 있다고 말한 것처럼 심사를 어떤 방법으로 하는가에 따라 심사결과가 달라지기도 한다. 심사방법에는 보통 합의제, 자율 제 그리고 합의제와 자율제의 절충 식 등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이 방법에 대한 용어는 학술적이나 관행적으로 고착된 용어가 아니라 필자가 편의상 붙인 것이다) 합의제는 글자 그대로 작품 한 점 한 점마다, 참여한 심사위원 전체가 가부(可否)의 의사를 표시하여 많은 심사위원이 좋다고 합의한 작품을 선발하는 방식이고 자율 제는 넓게 펼쳐 놓은 작품 중에서 심사위원의 선호도에 따라 자유롭게 마음에 드는 작품을 올리거나 수준이 떨어지는 작품을 골라내는 방법을 말한다.
절충 제는 이 두 가지 방법의 혼용을 말한다. 심사결과는 이 중 어떤 방법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커다란 차이를 보이기도 하지만 이 두 가지 방법을 놓고 볼 때 어떤 방법이 이상적인지에 대해서는 말하기 어렵다. 그것은 정실심사를 배제하고 심사의 공정성을 기하는 데는 합의제가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심사위원 개개의 취향이나 선호도에 따른 선발을 기하는 데는 자율제가 이상적인 방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합의제는 비교적 대부분의 심사위원들이 수긍하는 작품이 많이 뽑히지만 독특한 작품의 경우 심사위원의 선호도 차이가 뚜렷하여 큰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자율제의 경우에는 심사위원 간에 이견이 자주 발생하여 최고상을 뽑을 때면 자주 진통을 겪지만(그것이 나쁜 결과를 가져온다는 말은 아니다) 비교적 심사위원이 가지고 있는 성향의 사진을 많이 선발하는 결과가 되기도 한다.
심사위원을 위촉한다는 것은 그 심사위원의 시각이나 능력을 빌려 응모한 작품을 선별하는 것인데 진부한 경향의 작품을 배제하고 새로운 작품이나 최근의 사진 사조(思潮) 도입을 위해 해외 수학 파(修學派)라든지 젊은 심사위원의 시각이 필요할 경우에는 자율제가 상당히 이상적이다.
주최측이 공모전의 방향을 정하고 그에 걸 맞는 작품을 선별하고자 할 때 주최측이 원하는 성향의 심사위원들로만 심사위원회를 구성할 경우 쉽게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하지만 자칫 정실(情實)로 흘러 특정 작품 봐 주기 식 심사가 될 우려가 있는 것도 이 방법이다.    

절충 제란 합의제와 자율 제를 절충한 방식으로서 대부분의 공모전에서 이용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보통 예심 성격을 가진 1,2차 정도의 심사에서는 자율제로 심사위원이 좋아하는 작품을 올리고 3차에서는 1,2차에서 선발한 작품 중 거꾸로 수준이 낮은 작품을 솎아낸 뒤에 입상 권에 올라갈 사진을 일정 배수(倍數) 뽑은 뒤 합의제로 투표나 토론을 거쳐 입상작품을 결정하는 방법이다. 이 세 가지 방법 중에 합의제는 대한민국 사진대전(일명 한 사전)이나 시도(市道) 대전에서 많이 쓰이는 방법이고 자율 제와 절충 제는 전국공모전에서 많이 쓰이는 방법이다.  

5. 공모전은 상대적 평가라는 것을 알자.

상대적 평가라는 것은 응모된 사진 중에서 비교(比較) 평가하여 우열을 가리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는 타 공모전에서 이미 큰상을 수상한 경우와 개인전이나 지면(紙面, 誌面), 기타 다른 방법으로 많이 알려진 사진과 비슷한 사진이 출품되었을 때 이미 그런 사진들과 상대적으로 비교된다는 뜻을 포함하여 동일 공모전에서 유사한 내용이나 비슷한 형태의 사진 또는 제한된 선발 숫자로 인해 작품 수를 줄일 때, 상호 비교해서 보다 나은 작품을 뽑는 것을 총칭하여 말한다.  

이미 다른 공모전에 유사한 형태나 내용으로 많이 응모되어 수상한 경우와 널리 알려진 사진과 흡사한 작품에 대해서는 유사작품, 표절작품, 모방작품 등으로 취급하므로 그 사진 자체로는 매우 뛰어난 평가를 받는다 해도 수상하기 어렵다. 심사위원 정도쯤 되면 사진에 대한 직, 간접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출품 자들이 기대를 걸고 응모한 우수작이라도 과거에 많이 발표된 유형의 작품이라고 생각하면 주저 없이 솎아내기 마련이다. 한 마디로 식상(食傷)하다는 것이다. 오히려 큰상을 수상한 사진 중에는 이런 작품이 어떻게 상을 탔을까 하는 작품을 종종 보게 되는 데 그런 경우에는 소재가 새롭거나 아니면 진부해 보이는 소재라 해도 실험적인 접근 방식이나 작가 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접근하여 주제를 소화해 낸 경우 등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게 마련이다. 공모전 사진은 완성된 작가의 작품을 평가하는 자리가 아니라 수련 기에 있는 작가의 작품 중에서 가능성을 발견한다는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른 공모전에서 큰상을 타거나 유명작가의 작품을 모방하기보다는, 그래서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었거나 친숙한 사진을 모방하기보다는 자기만의 독특한 시각을 개발하고자 하는 노력이 더 평가 받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가능한 한 공모전 작품집 등을 참고하여 내가 출품하고자 하는 사진이 과거에 많이 선 보인 사진은 아닌지 혹은 나 혼자만 좋다고 생각하고 있는 사진이 아닌지 먼저 평가 해봐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공모전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6. 공모전 성격을 알고 출품하는가?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대표적인 결과를 보이는 것 중의 또 하나가 그 공모전의 성격이다. 바로 테마 사진 공모전 같은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우리 나라에서 실시하고 있는 테마사진 공모전을 든다면 신형상(新形象) 공모전 등과 같이 소재를 규정하기보다는 성격을 포괄적으로 규정한 것에서부터 환경, 전통시장(5일장), 어린이, 누드, 흑백, 문화재, 철도, 불교, 물, 철, 애마(愛馬), 전기, 미소(微笑), 지역축제, 관광 사진 등등 소재를 꼭 집어 규정한 것 등 다양하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전통시장에는 전통 시장 사진을, 환경사진에는 환경사진에 걸 맞는 작품을 보내야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겠다. 관광객이 버리고 간, 쓰레기로 뒤덮인 유원지의 고발 사진을 작품성 위주의 공모전에 보내서야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으며 소위 살롱사진이라고 하는 풍경사진 역시 일반 공모전에서는 아주 뛰어난 작품을 제외하고는 많이 뽑지 않는 대신 이런 유의 사진은 지역 관광사진적인 성격이 강하다고 할 것이다. 사진의 조류가 상당히 변한 현재 풍경사진에 대한 인식이 많이 변한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현상은 테마 사진에만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전국 공모전의 대부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응모하고자 하는 공모전에서 주최측이 요구하는 성격의 사진이 있는가, 있다면 무엇인가를 정확하게 파악한 뒤에 출품해야 보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한편 테마 사진의 경우 대부분 주어진 과제를 소화해 내야 한다는 어려움을 한 가지 더 가지고 있기에 출품작이 그다지 많지 않은 실정이다. 그럼에도 입선작 수가 타 공모전과 비슷하다면 수상 확률은 그만큼 높아진다는 말이 된다.
내 사진이 혹시 특정한 성격에 맞는 사진이 아닌지, 그렇다면 특별한 성격의 공모전에 보내야 하는 것을 아무런 생각 없이 일반 공모전에 보내는 것은 아닌지 잘 생각해 보아야 할 일이다.  

  
7. 공모전은 걸작주의 사진을 요구한다.

지금까지 응모자에게 사진적인 내용을 떠나 공모전이 가지고 있는 특징 중에서 그 전제 조건 몇 가지를 알아보았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심사의 핵심이라 할 심사위원이 요구하는 사진에 대해 알아보자. 공모전에서 심사위원이 무얼 요구한다고 하면 조금은 의아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말은 심사위원이 이러이러한 사진을 출품하라는 뜻이 아니라 보편적으로 심사위원의 시선을 끌 수 있거나 심사위원들이 좋아하는 취향 또는 ‘사진적 충실도’를 뜻한다.

모름지기 창작품이라면 작가의 주관적 통제 하에 생산하는 법이지만 공모전은 심사를 전제로 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내 작품이기는 해도 '내 나름대로'의 주관적 평가가 아니라 '남 나름대로(심사위원 나름대로)' 재단하고 가위질하는 평가이기에 심사위원들을 흡족하게 해야 뽑힐 수 있다는 말인 것이다. 다시 말해서 주관적 창작물인 작품이지만 그 해석을 작가의 주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소수인 심사위원들이 공통으로 공감해야 하는 의식의 공유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서 누가 보아도 공감할 수 있는 객관성을 띠어야 하고 작품에 대한 해석을 누가 내려도 비슷한 결과가 되도록 내용을 담아야 한다는 말이다. 결국 심사에 들기 위해서는 심사위원의 해석 범주에 들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심사위원들이 공통적으로 요구하는(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는 말인 것이다. 이 문제는 현행 공모전 사진이 가지고 있는 한계성인 동시에 공모전의 가장 큰 특징이기도 하다.

사진은 현실을 그 대상으로 한다. 때문에 다른 예술과 달리 구체적 피사체라는 대상이 존재해야 존립이 가능한 것이다. 작가는 현실 속의 대상에서 자기를 발견하고 확인하는 것을 본질로 하고 있다. 그러나 사진의 대상인 현실은 시간과 공간이라는 복수 개념, 또는 공간의 연속이나 시간의 영속이라는 복수 개념을 가지고 있다. 이는 현실을 분석하고 표현해야 하는 사진에서 한 장으로는 도저히 작가의 표현에 한계가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러나 공모전의 대부분은 형식의 특성상 한 장의 인화지에 작가의 모든 것을 담아내도록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한 장으로 표현하려다 보니 신기한 소재를 찾아 헤매게 만드는 소재주의나 표절 또는 유사작의 파생과 바람직하지 못한 방법의 합성이나, 창작에의 고통 대신 디지털 사진에 의해 손쉬운 사진을 만들어 수상하려는 풍조를 만드는 부작용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결국 한 장에 사진의 모든 것을 담아내야 한다는 말인 데 이게 그리 쉬운 작업은 아니다. 그래도 A가 되었건 B가 되었건 혹은 C가 되었건 간에 그들 모두가 좋아하는 사진이 수상 가능성이 높고 그 중에서도 작품성이 높은 사진이 더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자신의 사진을 작품집과 비교하여 어떤 수준인지 먼저 살펴볼 일이다.
  
8. 사진의 문학성과 걸작주의를 알자.

사진의 장르를 구분해 보라면 회화와 문학의 중간에 위치한 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표현 양식이 '평면'과 '한 장'이라는 회화적 특성을 띤 반면 그 속에 담아내는 내용은 인간이 존재하는 현실의 기록, 즉 문학과 속성을 같이한다는 특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문학성과 관련 지어 공모전 사진의 특징을 든다면 사건(event)의 수록, 즉 기록일 것이다. 그런데 이 기록은 생활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현실적인 상황기록에 그 근간을 두고 있다. 그런 사진의 대표적 작가인 카르티에 브레쏭과 그의 사진 미학인 '결정적 순간'이라는 것도 사진으로 어떤 극적인 사건을 기록한 것이다.

기록 중심의 사진에서 문학은 필수 불가결한 요소가 된다. 기록이라는 것이 언어문화와 언어의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정확함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결정적 순간이라는 말 자체가 '한 장의 사진에 현재는 물론 그 직전과 직후의 상황을 담아내야 하는 것' '전개된 상황과 작가의 의식이 합치하는 순간'을 말하는 것이고 보면 시간과 공간이 극적으로 만나는 지점을 찾아 사건의 클라이맥스로 삼는 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는 한 장의 사진이지만 어떤 극적인 사건을 담아내지 않으면 쉽게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는 말이기도 한데 걸작주의 사진의 또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담아내는 것에 가능한 한 극적인 내용과 극적인 순간을 포착해야 하고 그 내용은 앞에서 언급한 회화적인 요소와 절묘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그런 요소가 가급적 많이 담겨야 하고 또 상대적으로 압도적인 것들로 채워져야 쉽게 심사위원의 눈길을 끌 수 있는 것이 공모전 사진에서 걸작사진을 등장케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문학성과 관련하여 또 다른 특징을 들라면 공모전 사진은 누가 읽어도 이해가 되는 사진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객관성이다. 작가가 자기 내면에서 우러난 자기 표현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표현은 누가 읽어도 뜻을 알 수 있어야 비로소 심사가 가능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기 만이 해독할 수 있는 주관적 코드로 표현한 사진이라면 제 3자가 알아내기 어려워질 뿐이다. 심사위원이 읽을 수 있으되 최대한의 문학적인 가치를 높이는 것이 입상의 지름길이다.  내 사진에 문학적인 특성, 다시 말해서 읽을 거리가 있는가를 먼저 점검하자. 비록 한 장으로 된 사진이지만 한 편의 콩트를 읽듯 아기자기한, 또는 반전이 가능한 이야기 거리가 있는지 먼저 살피자. 없으면 넣어서 찍을 일이다. 단, 이야기라고 해서 모든 것이 작품성을 가지지는 않는다는 것도 알자.

  
9. 회화성은 사진의 또 다른 특징이다.

태생부터가 회화의 연속선상에서 출발한 사진이고 보니 회화적인 표현양식, 즉 한 장에 표현해야 하는 속성을 따르게 된 것이 사진이다. 또한 심사에서 요구하는 회화성의 대부분은 직접적으로 회화와 직결되어 있기도 하다.  사진과 회화는 사물의 형태에 바탕을 둔 외형적 이미지의 표현이라는 공통점과 이미지의 물체화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물론 이런 공통점 외에 회화와 구분할 수 있는 명백한 차이점이 있어서 사진을 회화와 동일시하지 않지만 사진이 회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그것은 사진이 출품 형식에서 회화의 방법을 차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진의 2대 특성인 문학성과 함께 회화성의 표현에는 유사회화 내지 회화적인 표현 양식을 따르는 경우가 많다.

사진은 구체적인 대상이 있을 때 찍을 수 있는 매체이다. 따라서 원천적으로 추상화가 불가능한 만큼 시각적으로 회화의 추상화 같은 표현에 성공했다 해도 진정한 의미의 사진적 추상화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회화의 추상화와 유사한 추상화일 뿐이라는 말이다. 또한 내용보다 시각적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사진에 있어서는 회화적 법칙이나 느낌에 강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렇듯 사진의 표현은 회화적 성질을 가지면서 발표 자체도 한 장에 담아내는 전형적 회화 양식에 의존하게 된다. 현실을 대상으로 하는 사진에서 엮음 사진이나 연작사진 또는 합성에 의한 방법이 아니면 복수의 개념을 무시해야 하고 한 장에 심사를 충족시킬 회화적인 모든 요소를 담아내야 하는 것이 사진의 출품형식이라는 말이다. 이 말은 시각적인 제 요소, 즉 색 재현의 완벽성, 초점, 구성(구도), 선예도, 셔터찬스, 광선처리, 질감묘사, 콘트라스트, 형태 등등 머리로 생각하여 내용을 유추하기에 앞서 1차적으로 감지할 수 있는 시각성의 완벽을 뜻하는 것이다.

결국 회화성을 유지하려면 철저하게 시각적으로 완성도를 높일 수 있도록 화면 처리를 해야 한다는 말이다. 회화적인 것도 아니고 문학적인 것도 아닌, 어정쩡한 표현은 곤란하다. 그림을 닮으려면 철저하게 그림을 닮아야 하고 읽을거리를 보여주려면 철저하게 그래야 한다는 말이다. 그림을 닮은 것도, 읽을 거리를 보여 주는 것도 아니고 그저 무언가 되다 만 듯하면 곤란하다.

  
제2장 수상 비율을 높이려면

  

10. 공모전의 특성을 분석하라

'공모전에 출품해 본적이 있는가? 공모전에 출품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누가 이렇게 묻는다면 무어라 답할 것인가? 꽤 오래 전인 1990년도에 필자가 조사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상당수의 응답자가 자신의 작품이 어떤 수준인지, 다시 말해서 '입선할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서'라는 대답과 '공모전 사진의 경향을 알기 위해서' '작품집을 구하기 위해서'라는 대답이 주류를 이룬 적이 있다. 아마 이 대답은 크게 변했을 것 같지 않다. 당신도 그러한가? 정녕 상을 타고 싶은 욕심은 없다는 것인가? 그러나 조금 솔직해져 보자. 마음 한 구석에 그런 욕심이 숨어있다면 적극적으로 나서 보라는 말이다.
물론 출품해서 상 타는 방법을 활자화한다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말이기도 하다. 어떻게 상을 타는 방법이 따로 있을 수 있다는 말인가?  그러나 이 글의 목적이 목적인 만큼 그것을 명시해야 하는 것도 필자의 의무이자 책임일 것이다. 어리석다는 말을 들어가면서라도 몇 자 적지 않을 수 없다.
상을 탄다는 것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여러 가지 변수가 있어서 기준하기 어렵다. 그러나 그런 변수를 확인하고 그에 맞는 방법을 찾아본다면 확실하게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공모전에 관한 특성을 분석해보라는 말을 하고 싶다.
사진의 문학성과 회화성에 관한 이야기는 앞서 한 바와 같다. 따라서 우선은 수상한 사진의 문학적 요소와 회화적 요소를 알아보라는 말을 하고 싶다.

문학적 요소란 시각적인 판단보다 사진에 담긴 형상이 개념 또는 관념적으로 관람자의 머리에 인식되고 머리에서 이미지를 형성하는 요소를 말하는 데 사진 속에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는가 하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마치 소설이나 수필을 읽을 때 머릿속에서 줄거리가 작용하여 감동을 느끼거나 독자가 자기 나름대로의 느낌을 갖는 것을 말한다. 비록 한 장의 사진이지만 나름대로 이야기 전달에 성공할 수 있다면 그 사진은 문학적인 요소를 갖추었다고 할 것이다.  회화적 요소란 인화지 위에 형성된 형상이 피사체의 외형적 요소만으로 판단되는 내용을 말한다. 즉 시각적인 요소를 일컫는 말이다. 때문에 시각적인 요소란 정적(靜的)인 것보다 동적(動的)인 것, 단순한 것 보다 복합적인 것, 산만한 것보다 강조적인 것으로 집약된다.

따라서 무대 공연을 촬영할 때 문학적인 요소는 무용보다 연극이, 회화(시각)적인 요소는 연극보다 무용이 훨씬 강한 느낌을 전달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요소만으로는 사진을 완성하기가 어렵다. 초보 수준의 시각적 결합 능력과 전공자 수준의 그 능력에는 분명히 차이가 있게 마련이고 인생의 심오한 경지를 체득한 작가와 그렇지 못한 이 사이에는 분명 이야기를 건져 올리는 능력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사진은 회화적 역량과 문학적 수준의 향상을 위해서 부단히 직, 간접의 경험을 쌓아야 하는 데 나아가서 그런 결과가 객관적인 판단을 받아야 한다는 것, 즉 심사가 전제된다는 것을 말한다.  

11. 자기 사진을 분석, 평가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필자의 주변에서도 공모전에 출품하고자 찾아오는 사진 인들이 많다. 그들의 상당수로부터 '어떻게 해야 수상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을 많이 받는 데 그에 대한 대답은 한결같다. '어떤 사진이 낙선하는 사진인지 먼저 느끼십시오'다.

어느 날 한 사진 인이 흑백사진 전국 공모전에 출품하겠다며 출품견본을 가지고 '입선할 수 있겠는가?' 물어왔다. 수상 여부는 상대적인 만큼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 없지만 가능성은 어느 정도 느낄 수 있는 법이다. 대답 대신에 전년도 수상 작품집을 보여주며 자신의 작품을 그 사진들과 비교해 보라고 했다. 한참을 들쳐보던 그는 '이 작품 가지고는 안 되겠네요!' 하고 스스로 판단을 내렸다. 그래도 그 사진 인은 상당한 공모전 경력을 지니고 있기에 스스로 우열을 판단할 수 있는 안목을 지니고 있던 경우였다.  
어떤 경우는 사진의 결점을 지적해줄 때 사뭇 시비조로 항의를 받는 경우도 있다. 왜 그게 나쁘다 라는 거냐? 라는 항의다. 자신이 보기에는 아주 훌륭한 작품인데 납득할 수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처음 출품하는 사진 인일수록 자기 도취 형 사진을 많이 한다. 당연한 말일 테지만 처음 사진을 시작했다면 자기가 좋아하는 사진을 찍는 법 아니겠는가! 문제는 서클 활동을 비롯하여 수년 이상 사진 활동을 하고 공모전 출품 경력도 어지간한 데 입선보다는 낙선하는 횟수가 더 많은 경우이다. 그런 사람의 대부분은 아직도 자기 도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데 (그것이 꼭 나쁘다는 말은 아니지만) 사진을 찍는 목적이 자기 취미에서 공모전 입선 등으로 바뀌었음에도 입선을 위한 노력보다는 단순하게 상을 타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있기만 하다는 것이다. 상을 탈 수 있는 사진과 상을 탈 수 없는 사진이 따로 있는가? 물론 그 대답도 상대적이다. 그럴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좋은 작품이 많이 몰린 경우와 그렇지 못한 경우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어떤 사진이 주로 떨어지는 사진인가를 안다면 붙을 가능성이 높은 사진도 알게 된다. 그렇다면 수상 확률을 높이는 것도 그리 어려운 방법은 아닐 것이다.

그러면 떨어질 사진(어째 표현이 이상하지만)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우선 상탄 사진만 모아둔 공모전 작품집을 분석하는 것만큼, 거기에 실리지 않은 낙선 작에도 관심을 가져보기를 권한다. 작품집에 실린 사진은 총 출품 수의 10% 안팎이거나 그보다 훨씬 밑도는 수치일 뿐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평택 사협이 주최하는 신형상 공모전은 최하 1,200 점에서 최고 1,600 점을 넘게 출품된 기록이 있고 최근 몇 년 간은 평균 1,400점을 넘고 있다. 입선 120점 내외, 입상 16점 등 모두 135점 안팎의 사진을 선발하니까 대략 10대 1 정도의 경쟁이라고 할 수 있으나 이 말을 바꾸면 1,200 - 1,300 점 이상을 물리쳐야 입선 권에 든다는 말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나머지는 어떤 사진인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당신이 받아 든 반송 작품 같은 사진들이 아니겠는가? (이 표현에 대해서 너무 민감하게 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렇다면 나와 같은 이들의 발표되지 않은 나머지 사진이 어떤 것인가를 스스로 느껴보아야 할 것이다. 그걸 느끼고 깨닫게 되면 앞으로 그런 부류의 사진은 찍지 않게 될 것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자기 좋은 사진만 계속 찍겠다고 마음먹는다면 당신이야말로 순수하게 자신의 실력을 가늠해보거나 최근의 사진 경향, 또는 작품집을 구하기 위해 출품하는 경우에 속할 것이다.

낙선한 사진이 어떤 사진인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다만 작품집 사진과 내 사진의 수준을 비교해 보는 것인데 그게 그리 쉬운 문제는 아니다. 다만 전국의 공모전 숫자가 200여 개를 상회한다는 세상이고 보면 자기 주변에서 일 년에도 몇 차례에 걸쳐 공모전이 열린다는 계산이다. 그 공모전의 대부분은 공개 심사를 하는 만큼 관심만 조금 기울이면 얼마든지 심사 광경을 방청할 수 있다. 거기에 덧붙여 말하자면 가능성이 그렇게 크지는 않지만 자기 주변의 사진작가협회를 찾아가서 심사보조 요원으로 써줄 것을 한 번 부탁해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평택의 경우 사진을 배우는 이들을 심사 보조 위원으로 삼아 사진 수업을 시키고 있다. 심사 위원 한 분 당 보조 한 명이 붙어서 심사위원이 선택하는 사진과 내가 좋다고 생각하는 사진의 차이 내지는 입선에 들지 못하는 사진의 수준과 성격을 알아보는 것이다. 대부분 그렇게 많은 소재가 있는지에 놀라고 자신은 매우 좋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심사 위원도 뽑아주지 않는 데 놀란다. 심사 보조요원을 경험한 사진인 들의 공통적인 경험담은 자신이 즐겨 찍는 사진이 공모전에서 뽑힐 수 있는 소재인지를 어렴풋이 나마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심사위원과 내 시각의 차이가 어디서 오는지 확인하는 것이고 그 확인 사항을 내 사진에 도입하는 것이다.
  

12. 어떤 소재가 심사위원들의 기호에 맞을까?

아직도 풍경사진에 열중하는가!

이 표현에 오해 없기 바란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풍경사진 작가들을 경외(敬畏)의 눈으로 보고 있다. 일년 365일 동안 한 장의 사진을 찍기 위해 그 무거운 장비를 챙겨 그들이 산하를 누비는 날짜는 얼마이며 국내 오지(奧地)는 물론 험준한 산악과 악천후, 그리고 낯선 외국의 풍물을 잡아오기 위해 편안함을 버려야 하는 그 근성과 노력은, 같은 사진 인으로서 존경에 가까운 마음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만일 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들도 풍경사진에 매력을 느껴 같은 길을 걷고자 한다면 그와 같은 어려움을 감내하겠다는 각오를 전제로 하기 바란다.

그러나 단지 보기 좋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풍경을 즐겨 찍는다면 즐기는 자체로 만족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공모전 사진에 응모하기 위해서 풍경사진을 찍는다면 그 가능성을 먼저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공모전의 대부분에서 풍경사진에 대한 대접이 그리 후하지 않은 편이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첫째, 풍경전문 사진가들이 달력 등을 통해 발표하는 사진이 너무 좋다는 데 있다. 솔직하게 말해서 집집마다 걸려 있는 풍경사진 달력의 수준이 얼마나 높은가 말이다. 그런 수준을 능가하는 작품을 찍어낼 자신이 있는가? 그렇다면 보고 감상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공모전에 출품하려는 목적인 이상 이미 일반인이건 사진 인이건 충분하게 눈에 익어 어지간하지 않으면 좋다는 감탄을 불러일으키지 못할 풍경사진은 투자에 비해 효과가 너무 적다는 말이다. . 좋은 풍경이 너무 많이 너무 강하게 보급되어 있다는 현실이 오히려 마이너스라는 것을 알자.

둘째, 풍경사진 - 소위 살롱사진이라 불리는 그런 사진들은 근대 사진기(寫眞期)로 들면서 사진이 극복하거나 청산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되어 외면하는 풍조가 생겼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보도사진, 다큐멘터리 사진, 리얼리즘 사진 등으로 불리는 보도사진 전성기에 형성된 근대사진기의 인식은 풍경사진을 철저하게 외면해 왔고 그런 풍조 위에 형성된 것이 우리나라 공모전 사진의 인식이다. 솔직히 말해서 심사를 하다 보면 풍경사진에 관한 한 정말 좋은 작품이 아니면 수상하기 힘들다는 인식을 갖는 것도 사실이다.

셋째, 직업적인 프로 사진가가 아닌 다음에는 촬영을 주로 일요일 또는 공휴일에 한다. 한 달에 너 댓 차례 주어지는 그 기회에 풍경사진 촬영에 필요한 계절적 타이밍, 적절한 촬영 시각에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는가의 문제, 촬영지까지의 이동에 빼앗기는 시간,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재 촬영을 쉽게 할 수 있는지의 문제 등에서 많은 무리가 따르는 것이 풍경사진이다.

넷째는 나만의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을 해 주고 싶다. 나에게는 신비롭고 신선한 소재나 풍광이라 해도 그 지역 사람들에게는 일상적이라는 사실을 상기해 보자. 아주 일상적인 상황에서 숱하게 반복되어 온 순간을 많이 찍을 수 있는 사진가와 어쩌다 한 번 그곳에 찍으러 간 사진 중 어떤 경우에 보다 좋은 사진이 나올 확률이 높을까?
아주 빼어난 풍경사진은 물론 공모전에서 환영 받는다. 전혀 수상 불가능하다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노력한 만큼 보상받는다는 차원에서는 여러 가지 면에서 고려해보아야 할 분야가 풍경사진이다.      

이 문제는 직장인과 주부 사진 인들이 한 번 더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특히 시간 내기가 쉽지 않은 주부들의 경우에는 새벽 일찍 집을 나선다 해도 대부분 한 낮 잠깐 하는 촬영으로 국한되기 쉽다. 물론 일부러 풍경사진을 찍으러 다니지는 않아도 여행, 또는 촬영 코스에서 만나게 되는 풍경까지 포기하라는 말은 아니다.
풍경사진의 상황이 그러하다면 어떤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말인가? 우선 주위에 있는 공모전 작품집을 살펴보자. 그러면 몇 가지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우선 피사체가 큰 것, 무거운 것, 검은 것, 오래 된 것, 종교적인 것, 이질적 요소의 결합인 것, 무속적인 것, 민속적인 것, 회화적인 것, 계절적인 것, 특별한 시간대인 것, 독특한 기후적인 것 등을 볼 수 있다.
작은 건물보다 큰 건물, 나무 소재보다 돌로 된 소재, 밝고 가벼운 내용보다 묵직하고 가라앉은 내용, 밝은 배경보다 검은 배경, 젊은 사람보다는 쭈글쭈글한 얼굴의 노인, 새로 지은 건물보다 오래된 건물, 일상생활보다 종교적인 것, 수녀와 스님의 만남, 노인과 어린아이의 조화, 굿하는 장면, 민속놀이나 전래 민속의 재현, 마치 그림을 재현한 듯한 사진, 사계절의 대표적 특징을 포착한 사진, 새벽의 풍광, 안개 끼거나 폭우 장면 등등이 많이 다루고, 많이 선발되는 대표적인 소재라 할 것이다.
그렇다고 볼 때 풍경사진을 찍지 말라고 한다면 어떤 소재의 사진을 찍어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이 될 듯싶다. 많이 뽑히는 사진적 소재가 나도 많이 찍어야 하는 소재가 된다. 그러나 이런 소재적인 특성은 오랜 세월을 두고 유행이 변하듯 조금씩 변하기 때문에 유심히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13. making photo과 Taking Photo의 차이를 알자

최근 들어 공모전에서 making photo이 많이 수상하는 추세이다. 과장해서 말하면 순수 사진이 설 자리가 없을 정도이다.

making photo라는 말은 taking photo라는 말의 반대 개념으로 생긴 것으로서 보편적으로 말해서 열심히 돌아다니는 동안 발견하고 촬영하는 것을 taking photo라고 한다면 적극적인 연출 행위까지를 포함해서 만드는 사진을 말한다. 만드는 사진의 경향은 전부터 있어 온 것이지만 현대사진기로 접어들면서 두드러진 현상 중의 하나이다. 이 말은 공모전 사진도 근대 사진 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의식과 맞물려 떨어지면서 소위 현대 사진 풍의 making photo가 각광을 받고 있다는 인상이다. 과거 있는 그대로 찍던 사진에서 보면 무언가 작가의 적극적인 의지 내지는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를 명확하게 읽어낼 수 있고 나아가서 그럴듯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바꾸어 말하자면 휴머니즘적인 요소를 가미하거나 깊은 내면의 심상적인 표현을 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즉 쉽게 심사위원의 감성에 호소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여기서 만든다는 말은 다시 촬영 당시와 촬영 이후로 구분할 수 있다.
1900년 대 들어 사진의 올바른 인식이 정립되고 보도 사진이 사진의 주류로 자리잡으면서 사진은 사실의 기록과 재현이라는 차원에서 발전하기 시작했다. 그것이 사진술이 지닌 본래의 목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사진은 보이는 사물을 그대로 찍는다는 차원에서는 사실일지 모르지만 그 뒤에는 작가의 통제된 주관이 숨어 있기에 찍힌 사진 그 자체가 진실일 수는 없다. 더욱이 사진보다 훨씬 기록과 재현에 충실할 수 있는 영화 비디오 같은 매체가 등장하고부터 회화가 사진에 그 역할을 넘겨주었듯 사진도 그 역할을 새로 등장한 매체에 넘겨주고 작가의 내적 표현으로 방향을 돌린 것이 현대사진의 시초가 된다. 바꾸어 말하자면 사진은 더 이상 사실을 기록하는 수단도, 기록한 모든 것이 사실이어야 할 필요가 없는 것이 현대사진의 생각인 것이다.

그렇다면 예술이 진실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면, 또 허구성을 수용하는 방편으로 활용된다면 철저하게 허구의 세계를 표현한들 어떨 것이며, 찍어낸 사진이 주관적 영상이라는 말을 인정한다면 '찍는 것만 사진이다'라는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말이다.
사진가가 현실을 대상으로 하여 추구하는 것은 추상적 관념일 뿐이다. 현실적이고 물체적인 사물을 통해 추상적인 관념을 표현하는 데는 찍는 것만으로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때문에 찍어서는 표현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만들게 되고 이것이 making photo의 주된 이유일 것이다. 즉 찍는 사진보다 만드는 사진이 유행하는 것은 사실적 기록만으로는 복합화하고 심화해 가는 인간의 심층적 내면을 표현하기 어렵기 때문이며 만들어내야 하는 허구가 필요한 것은 현실보다 자기의 표현의도를 보이기에 편리한 방법이기에 그렇다는 말이다.

만드는 경향의 사진이 늘어가는 또 다른 이유는 예술은 손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식이 내포되어 있다는 점도 솔직히 부인하기 어렵다.
사진은 그 자체가 이미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것을 대상으로 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그린다' '만든다'고 하지 않고 '찍는다'고 하는 것이다. 이렇듯 '찍는다'는 특성상 사진은 끊임없이 '예술성 시비'에 시달려 왔는데 그런 이유가 아니라 해도, 직접 만들어야 한다는 인식은 making photo를 확산시키는 이유가 될 것이다. 이런 만들기에는 넓게 보아 적극적인 연출까지 포함한다. 심사장에서, 전시장에서 간혹, '이 사진은 연출한 것이잖아?'
하는 말을 듣는다. '연출'이니까 어떻다는 말인가? 공모전 사진이 진실을 전제로 하는 보도사진전이 아닌 바에야 작가의 표현을 위해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연출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 것이다. 연출한 티가 나느냐 그렇지 않으냐 하는 것은 전적으로 작가의 의도에 달린 것이다.

그러나 공모전 사진에서 연출한 티가 날 경우 불이익을 받을 때가 종종 있다. 사진 전체의 맥락에서 보아 자연스러운 흐름을 가지는 사진에서 연출의 흔적이 강할 때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연출이 분명한 사진의 경우 그 연출이 작품 전체의 맥락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  연출과 소재 그리고 주제가 어우러지는가? 하는 종합적 판단으로 그 사진을 평가하게 된다.  
그러나 making photo에서 화면 구성에 따른 소품, 등장 인물, 셔터찬스의 적절한 순간 포착 등의 소극적인 연출부터 필요한 피사체를 직접 제작하거나 아예 현실 상에서 존재하지 않는 상황을 창조해 내는 적극적 만들기 사진을 '촬영 당시의 만들기'라고 한다면 암실 또는 컴퓨터를 이용하는 것은 '촬영 이후의 만들기'라고 하겠다.
촬영 이후의 만들기는 종전의 경우 대부분 암실에서 만들어 내는 각종 암실 테크닉을 지칭하는 말이었으나 최근 들어 컴퓨터 상에서 합성해내는 소위 ' 디지털 사진'이 가세하여 더욱 다양화하는 양태를 보이고 있다.
이렇듯 만들기 사진의 양상과 특성을 파악한다면 촬영 전, 또는 촬영한 후에 만들기에 대한 개념을 도입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어떤 방법으로 접근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야 그 결과가 한층 좋아질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만드는 사진이라면 철저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다. 제대로 만들기 한 사진이 상 타기 쉬운 세상이라는 사실에 대해 심도 있게 다루어 볼 필요가 있다.  만드는 사진이 무조건 나쁘다는 인식을 갖지 않는 것도 중요하고 만든 사진이 큰상을 타는 것에 대해 무조건 백안시하는 것도 자제했으면 한다. 상을 타는 것이 급선무라고 한다면 상 타는 방법에 충실한 것도 인정해야 할 것이다.
만드는 사진에서 디지털 사진의 경우 공모전 사진 계에서 한창 논란이 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한 데 윤리적인 것을 포함하여 다른 장에서 보다 자세히 언급하고자 한다.

  

14. 낯설게 하라

심사위원들이 주로 선호하는 소재가 어떤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그 소재들을 사진적으로 어떻게 처리해야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지 알아보자. 이는 같은 소재라도 사진적 접근 방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사진적 접근 방식의 대표적인 예가 낯설게 하기와 낯익게 하기인데 이는 심사위원(관람자)의 심리적 차원에서 접근해 가는 것이다. 낯설게 하기란 문학 용어로서 쉬클로프스키(Shklovsky)라는 사람이 한 말이다.  
말하자면 '뻔하고, 그저 그런 생각과 인식 속에서 역시 그러그러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우리 인생인 데 이를 문학으로 옮길 때 전혀 새로운 충격과 인식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 낯설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낯설게 하기 위해서는 순수하게 자신의 경험으로 낯 선 사진거리를 발견 하라든가, 비 일상적 시각을 동원하여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낯설게 하라든가, 현미경적 시각으로 관찰하여 일상적으로 볼 수 없던 초대형 이미지로 바꾸거나 이미 알고 있던 인식을 깨뜨리든가, 인습적인 인과관계에서 벗어나 역전적인 발견을 하라든가 낯선 대상과 낯익은 사물, 현상을 병치(竝置)함으로써 낯선 인상을 주라든가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를 사진에 대입해도 딱 맞아떨어진다.

다른 예술보다 역사가 짧지만 그 대중성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수를 헤아릴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찍어댄 결과 이제는 새로운 소재, 새로운 주제를 찾기 어렵게 되었다. 멀리 떠나면 새로워질까 해서 해외 여행을 다녀본다. 낯 선 소재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발 품을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도 한 때, 너도나도 해외 여행 사진전시다. 그러다 보니 신선미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도착한 곳에도 사진가가 있고 보면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심사위원들이 어떤 사람들인가 대부분의 응모자가 출품한 사진을 거의 꿰뚫고 있다. 직접 찍어 보았거나 다른 방법을 통해서 익히고 있기가 일쑤이다. 찍을 게 없다는 결론이다. 과연 그럴까? 그렇게 말하는 이 순간에도 우리는 숱한 필름을 소모하고 있지 아니한가?  
결론은 새롭게 접근하는 수밖에 없다. 진부한 소재라도 새롭게, 혹은 신선하게 느껴지도록 찍는 것 그것이 바로 낯설게 하기의 참 뜻이다.  

낯설게 하는 방법은 수도 없이 많다. 앞에서 언급한 making photo를 비롯하여 어안렌즈를 이용해서 화상을 왜곡 표현하는 방법, 거북 등처럼 갈라진 바닥에 마네킹을 눕혀 놓기, 비현실적인 소품을 사용하기, 비현실적인 상황 연출하기, 암실기법 활용하기 등등. 방법이야 어떻든 자기 나름대로 낯설기에 성공한다면 수상확률은 그만큼 높아진다. 다만 뻔한 낯설기나 이미 많이 사용한 방법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는 것을 명심하자.
  

15. 낯익게 하기도 한 방법이다.

낯설게 하기가 관람자에 대한 심리적인 접근 방식이라면 낯익게 하는 것 역시 그와 같은 방법이다. 하지만 낯선 소재를 찾아가거나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경험한 요소들, 또는 최근에 널리 진행되고 있는 현상들이어서 쉽게 친숙해질 수 있는 것들을 피사체로 삼는 경우를 말한다.
새마을 운동으로 흔적을 찾아 볼 수 없는 초가집 정경은 이미 흔하지 않은 소재가 되었기에 그런 소재를 발견해 내면 옛날에 겪었던 분위기를 느끼게 함으로써 관람자를 반갑게 만들 수 있다. 만일 초가가 흔한 시절에 초가를 소재로 삼았다면 그는 당연한 현상이기에 심사위원의 손이 쉽사리 나가지 않을 것이지만 지금은 초가집 찍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상을 탈 수 있다는 역설이 성립된다. 또, 요즘 길가에서 자주 접하는 것 중의 하나로 설탕을 녹이고 소다를 넣어 뽑기를 만들어 파는 광경이 있다. 중년층 이상이면 누구나 한 번쯤 향수에 젖어 볼 수 있는 광경이 아닐 수 없다. 그 맛이야 이미 다 알고 있는 것이면서도 자녀에게 사주거나 직접 사 먹어보는 행동은 낯익은 것에 대한 친근감이고 심리라고 하겠다.
그런가 하면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과 같은 대형 행사와 관련된 범 국민 행동, 캠페인 등의 광경, 미군 장갑차 사건 같은 시국적인 시위나 관련 행사 장면, 대통령, 국회의원 선거 같은 전 국민의 공감요소를 부각시켜 이미 알고 있는 기억에 접근하는 방법 등을 들 수 있다.  

이 외에도 복고풍, 우리 것 찾기 등 사회적으로 널리 유행하는 피사체나 소재들을 촬영 대상 화 함으로써 심사위원과 관람자에게 친숙하게 다가서는 방법들이 모두 낯익게 하기의 전형적 방법이라 하겠다. 낯익게 하기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심사위원들도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이기에 평범한 시각으로 접근하는 방법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낯익은 소재를 선택하되 색다르거나 일상적이지 않은 방향에서 접근해야 좋은 효과를 얻는다. 어떤 것이 일상적이지 않은 방법인가 하는 것은 작가마다 다르겠지만 사진 인이 아닌 일반인이 바라보아도 찍을 수 있는 사진이 아니라 사진가의 시각에서만 나옴직한 그런 시각을 말하는 것이리라.      

16. 회화적 접근 - 소재를 형태와 형상적 특성으로 분석해 보라

이는 사진을 회화적이고 시각적으로 접근해나가는 방식을 말한다. 또 인간의 육안에 의존하는 방법보다는 렌즈가 가진 초능력 - 인간의 육안을 뛰어 넘는 -을 빌리는 사진을 말한다.

대표적인 것으로 거시적(巨視的) 시각과 미시적(微視的) 시각이 있다. 이 용어 역시 필자가 편의상 사용하는 것으로써 거시적 시각은 아주 작은 물체를 크게 확대해 보는 것 즉, 클로즈업 사진이나 매크로 사진을 말하는 데 보통 오래되어 검게 변한 목조 건물의 기둥에서 옹이가 노랗게 보일 때 옹이의 형태가 이상한 동물의 모양을 하고 있다던가 초봄의 강가에서 녹아 내리는 얼음 덩어리가 묘한 형상을 하고 있을 때 이를 근접촬영으로 framing 해 내는 것을 말한다. 그런 예는 아주 많기 때문에 일일이 열거할 수 없지만 거시적 시각에 대한 인식만 하고 있다면 언제 어느 때건 어렵지 않게 발견해 낼 수 있고 효과적으로 작화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미시적 시각이란 아주 크거나 넓은 피사체를 찍을 때 인간의 시각으로는 한 번에 볼 수 없는 것을 한 화면에 담아내는 것을 말한다. 때문에 광각렌즈로 한 화면에 담아 일상적이지 않게 표현하거나, 항공사진에 의한 부감 촬영, 매스게임과 같은 집체(集體)나 군중 대회 등 엄청난 스케일을 작은 화면에 담아 각 개체가 지닌 고유의 이미지나 크기를 잃게 하고 화면 구성의 작은 요소로 바꾸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월드컵 개막식에서 운동장 가득 펼치는 군무(群舞)를 화면에 잡는다면 그 군무를 하는 사람이나 기구는 분명 크기와 형태를 알아볼 수 있는 개체이지만 화면에서는 군무 전체의 이미지 속에서 하나의 작은 요소에 불과하다는 것을 말한다.

거시적 시각과 미시적 시각 외에 형태나 형상적인 특성으로 접근하는 방법에는 카메라가 지닌 특수한 능력 즉, 슬로셔터나 고속셔터를 이용한 떨림, 흔들림, penning, 순간정지 등 육안이 감지 할 수 없는 독특한 시각에 의존하는 사진도 있다. 이는 그 동안 화면의 흔들림에 비교적 인색하던 경향에서 벗어나 의도적으로 화면을 흔들거나 그런 느낌을 도입했다는 판단이 들 경우 용인하는 것을 말한다. 공모전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예인데 작가의 의도와 흔든(흔들린) 소재가 잘 어울릴 경우 어렵지 않게 수상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외에도 철저하게 사진의 평면성을 활용하여, 달리는 자동차가 slow 촬영에서 볼륨 감을 잃고 선으로 처리된다든지 유리 벽으로 장식된 건물의 외벽을 한쪽 방향에서 촬영하여 단순한 반사체(反射體)의 평면으로 처리하는 등 입체를 평면화 하거나 평면적인 요소만 잡아내는 방법이 있다. 이때의 특징이라면 부피를 잃을 때 색채가 강하게 부각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색이 강한 피사체를 특별하게 처리하고 싶다면 부피는 느끼게 하는 입체 촬영대신에 그를 버리는 평면 촬영을 택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덧붙인다면 회화의 특징은 평면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고 찍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찍어야 형태와 형상이 강하게 부각되는가를 알기 위해서는 회화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17. 가장 확실한 소재 – 희로애락과 생로병사를 찍으라.

일상이자 현실을 대상으로 하는 사진 작품 중에서 아주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인간의 감정에 호소하는 사진 즉 희로애락과 생로병사가 담긴 사진이다.
사진의 문학성과 걸작 주의 편에서 언급한 바 있지만 사진의 본래 목적 즉, 기록성에 입각해서 볼 때 사건을 기록하되 무엇을 기록할 것인가와 연결되는 것이 바로 이 것이다.  
기쁨과 분노와 슬픔과 환락, 나서 살다 시들어 죽는 이것 외에 인간의 감정을 달리 표현하기도 어려울 것 같다. 때문에 인간의 본질에 초점을 맞추는 사진은 모두 이 문제로 귀결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장바닥을 예로 들어보자. 5일장이 되었건 상설 장이 되었건 관계없다.
치열하게 손님을 부르는 행위, 폭염이나 엄동으로 손님이 잔뜩 줄어들어 오지 않는 그들을 마냥 기다리면서도, 이제는 달관했다는 표정의 무심한 상인 얼굴, 흥정을 하긴 하되 깎아줄 수도 아니 팔 수도 없어 난처해하는 표정, 겨우 마수 거리를 한 뒤에 안도의 표정을 지을 때 스며 나오는 그 눈 빛, 오가는 이의 눈초리쯤은 이제 면역이 된 듯 펼쳐놓은 바닥에서 입안 가득 떠 넣는 늦은 점심, 장사도 안 되는 데다 새벽잠을 서둘러 나온 탓에 쏟아지는 잠을 주체할 수 없어 펼쳐놓은 채소더미 옆에 그대로 쓰러져 선잠을 청하는 아낙네의 모습, 마을 뒷산에서 캐온 듯한 산나물 한 소쿠리를 펼쳐놓고 다듬으랴 손님 부르랴 연방 고개를 돌리는 할머니 모습은 통째로 사진 소재가 되지 않을 수 없다.

희로애락은 인간 본성에 기초한 가장 원초적인 감정이다. 원초적인 감정이란 학습이나 경험 또는 태어난 이후에 후천적으로 획득하여 지니게 된 감정이 아니라 본능적으로 누구에게나 있는 감정을 뜻한다. 그런 광경이야말로 관람자나 심사위원을 자극하는 가장 좋은 소재가 된다.
그런 연장선상에서 보면 인간 삶의 현장은 배경만 다를 뿐 본질적으로는 같다는 결론이다.
삶과 죽음 역시 마찬가지가 된다. 종교의 본질적 요소인 만큼 무엇보다 무거운 소재이면서 항상 누가 다루어도 가슴 찡한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런 삶과 죽음이라는 소재는 그런 특성 때문에 실제 상황 아닌 민속 재현 같은 사진도 촬영의 대상이 되고 가끔은 큰상을 타기도 한다.

감상자의 감성에 호소하는 이런 소재의 특성은 그 효과가 매우 큰 반면에 접하기는 까다롭고 어렵지만 대중적 기호도가 떨어진다는 특성을 함께 가지고 있다. 바꾸어 말하면 보기 좋은 사진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렇듯 자신이나 남들이 걸어놓고 보기 좋아하는 사진이 아니라는 이유로 기피하는 소재가 되기도 하지만 공모전 수상이 목표라고 한다면 반드시 눈 돌려보아야 할 소재이기도 하다.

  

18. 구색 맞추는 사진을 찍고 있지는 않은가?

공모전 사진에서 구색 맞추기라? 의아해할 독자가 많을 것 같다. 그러나 이는 분명한 사실이다. 구색(具色)이라면 여러 가지 물건을 고루 갖추어 놓는 것을 말한다. 공모전에서 구색을 맞춘다는 말은 이렇다. 많이 뽑는 사진을 주류라고 한다면 뽑아 주기는 하되 많이 뽑지는 않는 사진을 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주류를 이루는 장르가 따로 있는가? 있다면 구분이 가능한가? 대답은 'yes'이다. 주류를 구분하는 방법은 많이 뽑았다고 해서 뽑아 올린 숫자를 줄이자고 하지 않는 것이 주류이고 그만 뽑자고 하는 것이 구색 맞추기라는 뜻이다.

예를 들어 사람 사는 이야기를 소재로 한 작품을 선발했는데 스무 점쯤 상권에 올렸다고 그런 사진을 그만 뽑자고 하지는 않는다. 물론 사진에 담긴 내용과 표현이 전부 다를 경우를 전제로 한다. 그러나 내용과 표현이 전부 다르다고 해도 누드 사진이 한 열 점쯤 올라왔다고 하면 대뜸 '누드 사진이 너무 많지 않을까요?'하고 심사위원 간에 이의가 제기된다. 그리고 그런 이의는 대부분 받아들여진다. 누드 사진 공모전이 아닌 경우 누드 사진은 구색 맞추어 몇 점쯤 뽑아주는 사진이 된다는 말이다. 이렇듯 특별하게 지정한 장르가 아니면 많이 뽑지 않는 소재의 사진으로 말하는 것으로써 스포츠 사진, 생태사진, 엮음 사진, 환경사진 등이 여기에 속한다. 그러나 여기서 단서를 붙인다면 이런 구색 맞추기 사진이 큰상을 타지 못한다는 뜻은 결코 아니라는 것도 밝힌다. 그런 사진 중에서도 큰상을 타는 사진이 아주 많다. 하지만 그건 역설적으로 아주 뛰어난 작품일 경우를 말하고 보통의 경우에는 구색 맞추기 사진이 분명 존재하는 만큼 내 사진적 취향이나 활동이 혹시 그런 방향이어서 효율성 떨어지는 사진작업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19. 흑백사진으로 출품하라. - 흑백사진과 칼라사진은 어떻게 다른가?

필자는 화투(고스톱)에 아주 서툴러서 거의 하지도 않지만 어쩌다 덤벼들어도 '피 바가지'라는 것을 곧잘 당한다. 피를 몇 장 가져다 놓아야 기본인지 지금 생각도 잘 나지 않는 그 기본 피를 못 채워 당하는 '피 바가지'이지만 공모전에서는 흑백사진이라는 이유만으로 기본 피를 획득하기도 한다.
칼라 사진이 사진의 주류를 이룬 현실에서 흑백은 이제 살려주어야 할(권장해야 할) 장르가 되었다는 이유로, 또는 어느 정도 전문사진 인이 하는 장르로 인식되어 흑백사진이 대우를 받기도 한다. 물론 그 이면에는 심사위원 급 사진 인들이라면 흑백사진에서부터 작품활동을 시작했고 직접 현상과 인화를 처리했으며 그 분야에서는 나름대로의 노하우 몇 가지쯤은 가지고 있을 터이기에 퇴조해 가는 흑백사진의 출품을 반가워하는 것도 이유가 될 것이다. 그런데 흑백사진을 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흑백사진이 어려워서인지 아니면 어느 초심자 말처럼 '내 카메라로 흑백사진도 찍을 수 있어요?'라고 생각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도 저도 아니면 흑백이나 칼라로 구분하여 사진 찍는 것에 대한 생각이 없어서인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흑백사진 작품이 공모전에서 칼라보다 약간은 대접받는 현실에서 흑백사진에 대한 관심을 가져보기 바라며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본다.
흑백사진과 칼라사진을 구분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로서는 첫째, 작가가 피사체를 통해서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가 무엇인가 둘째, 촬영 대상인 피사체가 내용 전달이 목적인가 형태적인 특성이나 색채 표현이 목적인가를 구분해야 한다.  
예를 들어보자.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라고 한다면 이때 중요한 것은 색이나 형태가 아니라 문학적인 내용이 될 것이다. 그런데 내용을 전달할 때 칼라가 들어간다면 시선이 칼라 쪽으로 분산되고 그 때문에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약해져서 결국 내용도 약화되고 만다. 아주 특별하거나 역설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하는 사진의 경우 색을 배제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결국 흑백사진이 적당하다는 말이다.
이런 예를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데 신문 사진이 대표적인 케이스이다.  

이는 근대 사진이 보도 사진 즉, 이야기 전달이라는 줄기 위에서 성장해온 것과 맥락을 같이 하는 것으로 신문 보도 사진이 대부분 흑백으로 게재된다는 것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인쇄 기술이나 제작비용의 증가 또는 제작시간에 쫓기는 관계로 자가(自家) 현상을 통해 시간을 단축하려는 의도도 있었지만 최근 들어 디지털 사진 시스템 도입 등으로 그런 지엽적인 문제가 거의 해소된 된 상황에서도 칼라 사진으로 촬영을 하고도 흑백사진으로 발표하는 것은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의 효율증대를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칼라를 배제함으로써 내용을 더욱 강조하기 위해 흑백사진으로 처리한다는 말이다.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사람과 사람이 부닥치며 살아가는 이야기, 또는 색을 배제하고도 전혀 문제가 없는 소재들은 흑백으로 찍는 것이 좋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사진을 찍기 전에 흑백 소재인가 칼라 소재인가를 미리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하고 그 날 촬영 예정지의 주된 소재가 흑백일지 칼라일지를 미리 예상해 본 뒤 촬영에 임해서는 한 가지 필름만 사용하여 흑백이나 칼라 등 한 가지로 눈에 익히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칼라를 찍을지 흑백을 찍을지 결정하지 못한 채 필름 갈아 끼우랴 소재 판단하랴 허둥대다 보면 꿩도 놓치고 매도 놓칠지 모른다.
더욱이 공모전 출품을 전제로 하는 촬영이라면 촬영 전에 가고자 하는 목적지, 예상되는 피사체나 촬영의도, 현장에서 부딪치는 실제의 상황 등을 고려하여 흑백으로 할 것인가 칼라로 할 것인가를 미리 구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반면에 꽃 사진이나 화려한 색채를 가진 소재를 흑백으로 찍으면 그것처럼 맥 빠지는 사진도 없다.
칼라로 찍어야 제대로 표현되는 소재는 절대 칼라로 찍어야 한다. 1970년 대 초 일단의 미국 신예 작가들에 의해 'new 칼라사진'이 발표되기 전까지 모든 작품사진은 흑백이어야 했고 그것이 당연시되다가 그들에 의해 칼라도 작품사진으로서 가능하다는 것이 확인된 이래 칼라 사진이 작품의 전면에 나서게 되었고 이제 사진은 칼라가 주류를 이루게 되었다. 그러나 칼라는 색에 의한 시각적 효과가 큰 소재나 칼라로 전달해야만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경우에 아주 적절한 방법이라는 사실을 먼저 알아야 한다. 사진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시각적인 것보다 문학적인 것일 경우 칼라는 내용으로 가는 시선을 색이 분산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흑백으로 촬영하는 것에 비해 효과가 떨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촬영에 있어서 흑백인가 칼라인가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그 이면에는 자가 현상에 따른 기술적 부담이나 현상을 의뢰할 만한 여건을 갖추지 못해서 스스로 포기하는 경향도 있다. 만에 하나 그런 이유로 흑백사진을 포기하고 있다면 우선 흑백사진 현상만이라도 익혀 볼 것을 권하고 싶다. 뒤에 자세히 언급하겠지만 현재의 시류 상 흑백 작업은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최상이고 그 다음이 자가처리인 데 필름 현상은 아주 중요한 과정이기는 하지만 의외로 적은 비용과 부담 없는 시설로 쉽게 시작할 수 있기도 하다.

물론 해본 사람들은 쉽다고 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나 하고자 한다면 현상의 경우 의외로 쉽다. 집에서 큰돈들이지 않고 할 수 있다. 그렇게 시작한 뒤에 현상해 놓은 필름을 일단 모아두고 나중에 시간 나면 전문 현상소에 의뢰하여 밀착이나 확대인화를 의뢰하는 시도도 볼만하다. 물론 전문 현상소가 가까이 있다면 그러지 않아도 되지만 주변에 없을 경우를 말한다. 모아 놓은 필름을 한꺼번에 가지고 큰 도시 전문 현상소를 찾아가는 방법이다. 처음에는 답답할지 모르지만 한 번 권할 만 한 방법이다.

흑백사진에 도전하는 것이 수상을 높이는 또 다른 방법이다.
  

중간 요약

강의 요약에 앞서 앞으로도 강의가 많이 남아 있는 관계로 중간 요약이 필요할 것 같아 올립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당부 드릴 것은 이 강의가 전적으로 개인적인 견해라는 것을 전제로 한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는 것입니다.
더욱이 강의의 대부분이 무슨 비법이나 비결을 전수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 알고 있으면서 간과하기 쉬운 것들 이라는 점을 아시고 혹시나 하는 마음을 가지고 계셨다면 지금부터라도 기초에 더욱 충실하실 것을 부탁 드립니다.
이 공모전 사진 따라잡기가 도움되셨다면 빨리 공모전에서 탈피하여 자기 사진의 길을 걷는 사진가가 되셔야 합니다.

강의 요약

1. 공모전용 사진은 개인전이나 특수한 목적(기록, 자기 표현 또는 소위 현대사진 등)의 사진과 달리 선호되는 내용이나 형식이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출품에 앞서 공모전에 적합한지를 먼저 파악해야 합니다.

2. 심사 방법과 특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심사위원이 자유롭게 작품을 끌어올릴 수 있는 자율적 방법과 여러 위원이 투표를 해서 한 점 한 점 점수를 주는 방법은 분명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 사전이나 시, 도전 같은 대형 작품 공모전에는 이를 알고 출품해야 할 것입니다. 즉 보편적으로 기호 성이 있는 작품이 더 유리합니다. 어느 특정 위원의 취향에만 맞는 작품은 극단적인 결과가 나오기 쉽습니다.

3. 공모전은 상대적 평가방식입니다. 이 말은 자기 혼자 아무리 좋아해도 다른 작품이 더 좋으면 상대적으로 밀린다는 말입니다. 다른 작품을 많이 보고 비교우위의 평가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또 큰상 받은 사진이나 이미 공모전에 많이 출품된 소재를 뒤늦게 찍으러 간다고 나서지 말라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미 늦었습니다.

4. 공모전 성격을 알고 출품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자기 사진의 성격과 공모전에서 요구하는 성격이 부합되는지 먼저 파악하시기 바랍니다. 물론 대부분의 공모전은 성격이 모호하지만 이름난 공모전은 분명 그 공모전의 특색을 가지고 있습니다.

5. 공모전은 걸작주의 사진을 요구합니다. 이 말은 한 장에 완벽한 표현을 담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내용을 표현하는 문학적 사진이라면 문학적으로 원숙한 내용이 나타나야 하며 회화적인 사진이라면 회화에 완벽히 가까워야 합니다. 어설픈 사진은 된다 해도 낮은 수준의 수상에 머무르기 쉽습니다.

6. 혹시 자기 사진을 스스로 평가하실 수 있습니까? 자기 사진을 분석, 평가하는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사진발전의 단계를 보면 제일 먼저 자기 사진은 전부 형편없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남의 사진은 모두 좋아 보입니다. 그 다음이 자기 사진의 결점이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네 번째가 남의 사진의 결점만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자기 사진을 솎아낼 수 있습니다. 수상하려면 어떤 수준까지 도달해야 하는 지, 내가 어떤 수준인지 먼저 살핀 뒤에 사진을 한 번 더 보십시오.

7. 심사위원들이 좋아하는 사진에 대해 관심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어떤 소재가 심사위원들의 관심을 끄는 지 알아야 합니다. 오래된 것, 크고 무거운 것 어두운 것, 이질적인 것 등등 공모전에서 공통적으로 상을 많이 타는 소재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또 심사위원들이 감명 깊게 읽을 수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사진의 본질은 말입니다. 말을 하는 데 자기 혼자만 아는 말을 하거나 어린 아이처럼 단어만 늘어놓는 말을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뜻을 이해하지만 어렴풋이 알거나 겨우 의사 소통만 되는 말이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결국 주관적인 사진보다는 객관적으로 누구나 이해하고 읽을 수 있으되 높은 수준으로 표현이 가능한 말을 해야 합니다. 결국 심사위원들이 좋아하는 소재를 수준 높게 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많이 들어본 듯한 높은 수준의 말보다는 약간 다듬어지지 않았어도 힘이 있거나 새롭거나 과감하거나 획기적인 말로 바꾸면 금상첨화입니다. 소재빈곤과 표현의 매너리즘에 식상해 있거든요.

8. 만드는 사진도 한 번 도전해 볼 만합니다. making photo와 taking photo으로 불리는 이런 사진들은 컴퓨터로 눈속임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만드는 방법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하십시오.

9. 낯설게 하기와 낯익게 하기도 한 방법입니다. 흔한 소재인데 낯 선 시각이라면 심사위원의 시선을 쉽게 끌 수 있습니다. 사진적 접근 방식이나 수준이 상당하다는 평과 함께 말입니다. 그런가 하면 아주 오래되거나 이제는 볼 수 없게 된 소재 또는 그런 양식을 도입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향수나 애착을 불러일으키고 촬영의 어려움에 공감하기 때문입니다.

10. 마땅히 찍을 게 없으면 소재를 형태와 형상적 특성으로 분석해 보십시오. 아주 작은 것을 크게 확대해 보면 어떨까 하는 식 말입니다.

11. 수상하는 데 가장 확실한 소재는 희로애락과 생로병사입니다. 지금이라도 작품집을 펼쳐보십시오 가장 많은 페이지를 차지하거나 큰상을 받은 사진들일지 모릅니다.

12. 누드, 스포츠, 생태, 풍경 등등의 사진은 구색 맞추는 사진이 되기 쉽습니다. 많이 뽑아주지 않습니다. 들인 노력이나 경제적 투자에 비해 실속이 적습니다.
물론 이런 분야의 사진을 깎아 내리려 하는 게 아니니 오해하지는 마십시오. 자신이 그 분야에 깊이 몰두하고 싶은 경우가 아니면 약간 경험한 뒤에 자신의 분야를 분명히 정해야 합니다. 이것저것 기웃거리면서 좋은 결과를 얻기는 어렵습니다.

13. 흑백사진으로 출품해 보십시오. 흑백사진은 분명 색다른 맛과 높은 수상 결과를 바랄 수 있습니다. 다만 인화가 좋아야 합니다.
이외에도 더 많은 요소가 있는 데 다음 강의에서는 사진 외적으로 수상결과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해 볼까 합니다.

  
제3장 사진 외적인 분석


지금까지 출품할 사진의 내용을 중심으로 수상비율을 높이기 위한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번부터는 사진 외적인 것들을 중심으로 분석을 해볼까 합니다.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분석이 심사를 전제로 한 것이라면 사진 외적인 요소는 심사 이전에 출품자가 고려해야 할 요소입니다. 이는 상대적인 특성 때문이기도 한데 같은 사진이라도 심사위원의 성향, 출품 수, 공모전 지역, 출품시기, 공모전 성격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이론에서 출발합니다.

여러분들이 단순하게 공모전에 출품해서 수상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한다면 이런 요소에 대해 알아두는 것은 매우 좋은 방법입니다. 공모전은 어차피 신인 등용문에 불과하고 하나의 사진 인으로서 홀로 서기를 위한 통과의례인 데 세월이 지나면 큰 공모전에서 큰상을 탔다는 사실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꼭 정복해보아야 할 공모전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해도 괜찮습니다. 결국 통과의례로서의 공모전이라는 의식으로 출품을 한다고 할 때 빨리, 쉽게 통과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20. 한 점보다는 두 점, 두 점보다는 석 점 출품을.

한 공모전에 몇 점 출품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출품하는 사진인 대부분이 커다란 의미를 두지 않는 듯합니다. 다만 출품 점수 당 출품료를 부과하는 곳과 1인당 정액으로 출품료를 부과하는 곳으로 구분되어 있어서 형편에 따라 적당하게 출품하는 경향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사소하면서도 수상 확률을 높이는 중요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심사위원의 사진적 취향이나 성향에서 비롯된다고 보는데 우리나라 공모전에서 심사위원을 위촉하는 것을 보면 공모전이 지향하는 바를 위해 그에 걸 맞는 사진능력이나 성향의 심사위원을 위촉하기도 하지만 상당수의 공모전에서는 지역적인 안배를 우선하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서울지역, 경기지역, 중부지역, 충청지역, 호남지역, 영남지역 등등 말이죠. 그러다 보면 본의 아니게 심사위원의 성향이나 연령층이 모두 다를 수 있는 데 이처럼 심사위원의 성향이 모두 같지 않은 다음에야 선호하는 사진도 각기 다르게 마련이며 이때 한 장만 출품한다면 선택의 여지가 없지만 두 장 또는 그 이상 출품한다고 할 때는 출품하는 사진을 어떻게 골라야 하는가를 한 번 더 생각하라는 말입니다. 이 말은 살롱조의 풍경사진으로만, 또는 리얼리즘 사진으로만, 생태사진으로만, 구성사진으로만 하는 식으로 여러 점의 사진을 모두 비슷하게 골라서 출품하였을 경우 그 효과가 어떠할 지에 대해 생각해보라는 뜻입니다.

다행히 자신이 출품한 사진과 비슷한 경향의 심사위원이 대거 위촉되었다면 입선은 물론 큰상도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만 그 반대라고 한다면 거의 가망이 없을 수도 있다는 결론입니다. 물론 심사위원의 사진 성향이 출품한 사진과 다르다고 해서 작품성이 높은 사진을 결코 배제하지는 않습니다. 좋은 것은 모두에게 좋은 법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점을 출품할 것인가를 묻는 것은 확률을 높이자는 말이고 이왕에 여러 점을 출품한다고 하면 사진을 다양화해서 출품하는 것이 좋다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풍경사진 좋은 것이 있으면 그 사진 한 장하고 또 구성사진 한 장, 또 리얼리즘 경향의 사진 한 장, 사진이 더 있으면 여기에 시각적 효과가 있는 사진으로 한 장 더 하는 식의 출품 구성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점을 출품하는 데 있어서 한 마디 충고 드린다면 비슷한 사진, 그것도 연속 촬영한 듯한 사진을 여러 점 출품하는 경우는 자제해야 하셔야 합니다. 한 장소나 같은 시간대에 비슷하게 찍은 사진을 두 장 또는 세 장을 출품하는 경우가 종종 눈에 띄는 데 이는 출품 자 스스로가 자기 사진을 고를 수 있는 안목을 지니지 못한 데서 오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진 아니면 저 사진이 하는 마음으로 출품하는 것 같은 데 스스로 결정하기 어려우면 주변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제일 뛰어난 사진 한 장으로 압축시켜 출품하시기 바랍니다.  

큰상을 타는 사람은 한 장, 그것도 상 탈 사진만 출품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통계적으로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그런 경우가 가끔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출품 자는 여러 점을 출품합니다. 한 장 출품이었을 때 보다 두 장 이상, 가능하면 석 장 이상을 그것도 내용이 각각 다른 사진으로 분산 출품하는 것이 수상 확률을 높이는 또 다른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두십시오.


21. 작품집 분석은 간단하면서도 중요한 일

최근 몇 번이나 공모전에 응모하셨는지요? 또 그 실적은 또 어떠하였는지요? 대체로 붙는 편인지 아니면 붙기도 하고 떨어지기도 하는지, 그렇지 않으면 대체로 떨어지는 편인지요?
대체로 붙는 편이라면 이미 상당한 수준의 공모전 사진을 하고 있거나 아니면 의식적이든 의식적이지 못하든 출품하는 공모전의 성격이나 환경을 꿰뚫고 있다고 보입니다.

공모전에 출품하려면 우선 출품하고자 하는 공모전에 대해 알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이야 공모전마다 작품집을 의무적으로 제작 하도록 되어 있지만 불과 얼마 전만 해도 수상 작품집을 발간하지 않는 공모전이 더 많았고 그나마 흑백 작품집으로 발간하는 경우 작품의 제대로 된 이미지를 접하기 어려웠습니다. 따라서 공모전에 대한 느낌을 확실하게 가지려면 전시회를 찾아가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었습니다. 필자가 공모전 사진을 한창 기웃거리던 20년 전 만 해도 전국적으로 그 숫자는 열 손가락을 꼽을 정도였으니 전시장 찾아가기가 그리 쉽지 않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장에서 받은 쇼크라는 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과장되게 표현하자면 그런 사진들 틈바구니 속에서 어떻게 내 사진이 뽑힐 수 있었을까였습니다? 그 이후 공모전 사진에 대한 인식과 출품방식이 바뀌어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그때의 경험은 지금 사진지도를 하면서도 계속 머리 속에 남아 있습니다.

출품하고자 하는 공모전을 느껴라! 아주 중요한 말입니다. 느끼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확실한 것은 직접 찾아가는 방법이고 그 다음이 작품집을 통해 느끼는 방법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작품집을 통해 무엇을 느낄 수 있을까요?
거기서는 첫째 금, 은, 동상 등 입상작품의 공통된 경향과 입상작품의 수준을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총 수상작 중에서 소재 별로 크게 구분할 수 있는지의 여부와 그 비율, 예를 들면 앞에 언급한 소재 별, 특성 별 구분 여부(구분하기 어려우면 '기타'쯤으로 분류)와 비율을 조사해 보고 내가 좋아하는 또는 출품하고자 하는 사진에 대해 스스로 평가한 가능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셋째, 그런 것을 느낄 수 있다면 이미 그 공모전에 내 사진을 출품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런 작품집 분석은 전년도 작품집으로 하게 되는 데 굳이 출품하고자 하는 공모전의 작품집에 국한하시지 말고 다른 곳 작품집도 무방합니다. 여러 곳의 작품집을 분석하다 보면 공통의 느낌이 오게 됩니다. 대신 오래 된 작품집은 큰 참고가 되질 않습니다. 공모전도 유행을 타면서 서서히 변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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